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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국을 좋아하는 이유Writings 2018. 8. 28. 22:46
나는 중국이 왜 좋을까?
돌이켜보면 어렸을때부터 외국에 관심이 많았었던 건 사실이지만, 중국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다.
아 생각해보니 관심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닌것 같다. 10살때 황비홍 영화를 보면서, OST를 개사해서 "황비~~~황비~~황비홍🎼" 이렇게 맨날 부르고..
약 80부 정도(내 기억이 맞다면....)됐던 중국사극 "환주공주"1,2편을 두 번이나 정주행했던걸 보면 말이다. (초딩이...)
(사진 바이두. 환주공주의 주인공 "자미"와 "제비. 당시 세상에서 "제비"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었던....)
초등학생 때 환주공주를 질리도록 본 후, 그다지 중국에 관심이 없다가, 고등학생 때, 전 중국대사였던 "김하중"님이 쓴 책을 읽으며 중국이라는 나라에 잠깐 관심을 가졌었다.
그 이후, 대학생이 된 후 학교의 국제홍보대사 활동을 하며, 중국인들을 만날 기회가 많이 있었다. 그 때는 중국어를 1도 못했지만, 중국 친구들과 종종 놀았었는데, 이때부터 중국이라는 나라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뭐랄까..? 중국 친구들이랑 있으면 그냥 편했다. 나는 겉으로 보기엔 활발해도 좀 내성적인 구석이 많은데, 내 주위의 중국 친구들은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오고,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게 좋았다. 가끔 '이 친구 진짜 중화사상(!) 이잖아??'하는 생각이 드는 발언을 하는 친구들을 보며 살짝 황당하다가도, 중국 친구들의 꾸밈없는 솔직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편안함을 느꼈던 것 같다.
중국어를 시작한 계기
대학교 2학년 때, 중국에 한 일주일정도 갈 기회가 있었고(닝보 대학생 축제), 이때 처음 제대로 "중국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당시 같이 갔던 언니들에게 이끌려 유명한 짝퉁 시장에 갔는데, 같이 갔던 언니들은 다 중국어를 잘했고, 나만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짝퉁 가게 사장님이 "이 지갑은 공장이 하나라서, 다른 집 가도 다른 색깔은 없을꺼야~~~"라고 중국어로 하는데, 그걸 알아들을 수 있겠는 거였다. 그래서 옆에 있던 언니한테 방금 이렇게 얘기한게 맞냐고 물어보니까, 맞다고 하는 거였다!!
지금 생각하면 한국어랑 비슷한 중국식 발음"공장=꽁창"하나를 알아듣고, 눈치코치로 때려맞춘 거였지만, 당시 나는 중국어 신동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1주일간의 활동을 마치고, '중국에 다시 오리라!'라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 무작정 중국어를 복수전공으로 신청하고, 대책없이 중국에 교환학생을 갔다.
10개월간의 교환학생. 노는게 곧 공부!
교환학생을 돌이켜보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인거 같다. 지나고나서 기억이 미화된 것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그 당시도 '이 시간이 지나가지 않았으면...'하고 종종 생각했으니 말이다.
사실 이때 중국에서 사귄 친구들이, 내가 중국을 좋아하게 된 90%의 이유이다. 공자의 말을 인용하며, "먼 곳에서 친구가 왔으니 즐겁지 않을 수가 있냐"하면서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순박한 친구들을 만나, 아직도 연락을 하고 지내니 말이다...!
무작정 간터라 처음 교환학생을 시작할 때 나는 중국어 바보(!)였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我叫@@。认识你很高兴(제 이름은 @@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다행히 중국 친구들과 다니며, 마치 아기가 처음 말을 배우듯 "이건 뭐야?? 저건 어떻게 말해?? 팅부동!!(못 알아듣겠어)"를 달고 살며 하나하나씩 배워갔고, 한국에 돌아올 무렵에는 생존 중국어를 구사하게 되었다.
朋友 친구
중국에서 지내며 현지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중국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 나는 아침 일찍이기도 하고, 괜히 슬프게 중국 친구들의 배웅을 받기 싫은 마음에, 공항으로 데려다 주는 사람이 있으니 나오지 말라고 했었다.
그런데 아침 일찍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화롱"이라는 중국 친구가 기숙사 문을 두드리는게 아닌가! 문을 여니 밖에서 갓 사온 따뜻한 두유와 죽을 주며, 웃으며 아침을 먹으라며 말했다. 아침을 주러 온 친구는, 난장판인 내 방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내가 짐 싸는 것을 도와주었고, 결국은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공항까지 데려다 주었다. 160cm도 안되는 작은 친구였는데, 얼마나 든든하고 고마웠던지...!
첫 인상보다 마지막 인상이 중요하다고 하듯, 이 친구를 통해 중국에서의 힘들었던 기억은 다 잊어버리고, 좋은 기억만 남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까 중국을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감사하게도 중국에서 좋은 친구들은 사귀고, 좋은 선생님을 만났던 것이다.
谢谢,谢谢朋友们。'Writing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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