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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간다- 위화(余华)Books 2021. 4. 29. 11:49
지난 달, 대학원 수업 때 한 교수님이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간다>를 추천해주셨다. 생각보다 시간이 없어 언젠가 읽어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 미용실에 갈 일이 있어서 머리를 하며 책을 읽었다.
위화의 에세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을 읽고 나니, 교수님이 추천을 하신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는 몇년 전 '허삼관 매혈기'를 읽어본 적은 있었지만, 위화가 쓴 글인지도 모를 정도로 위화에 대해 아는게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작가에 대해, 그리고 문화대혁명 시기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글을 읽는 내내 조금의 지루함도 없이 술술 읽혔고, 진솔한 작가의 모습에 홀린듯 책을 읽어내려갔다.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무거운 이야기 속에도 해학을 담아 글을 쓴 작가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위화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하나로 칭송받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번역에 관점에서 이 글을 보면 번역하기가 까다로운 부분이 한두개가 아니었을텐데, 글이 술술 읽히도록 잘 번역된 것 같다. 역자(김태성)의 이력을 보니 많은 중국 저작물을 번역하였던데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다만 글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부분은,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산채', '홀유' 등 중국어의 독음을 그대로 번역한 부분이 어떻게 와닿을지 모르겠다. (물론 이 단어에 대한 주석은 친절히 달려있다) 내가 번역가라면 중국어의 발음으로 번역하는 것, 한자 독음으로 번역하는 것, 혹은 한국어에서 대응어를 찾는 것 등에서 무수히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아마 역자도 그러했겠지?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고민 끝에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산채', '홀유'등 몇 가지의 단어를 어떻게 번역하는지가 어쩌면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글을 어떻게 번역하는지에 달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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